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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 쫓기지 말고 꼼꼼히 심사해야
통합당도 야당의 본분 잊어선 안 돼

[서울신문]역대 최대인 35조 3000억원 규모의 3차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해 국회 상임위원회 차원의 예비심사가 마무리됐다. 기획재정위원회 등 16개 상임위는 그제와 어제 이틀에 걸쳐 전체회의를 열어 소관 부처별 3차 추경안을 의결해 예산결산특위로 넘겼다. 상임위 단계에서 모두 3조 1000억원이 증액됐다. 국회 보이콧을 선언했던 미래통합당은 한때 예산심사를 7월 11일까지 연장하면 참여하겠다고 했다가 당론이 아니라며 철회했다.파워볼실시간

운영위원회는 50여분 만에, 가장 많은 2조 3100억원을 증액한 산업자원위원회도 1시간 30여분 만에 회의가 끝났다. 기획재정위원회는 6시간 가까이 회의를 진행했지만, 정의당 소속 장혜영 의원은 “예산 심의가 아닌 통과 목적의 상임위에 동의하지 못하겠다. 여당과 정부의 졸속 운영에 유감”이라며 회의장을 떠났다. 졸속 심사라는 비판 속에도 민주당은 오늘과 내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조정소위원회에서 세부심사를 하고 3일 본회의에서 추경안을 의결할 계획이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최근 3차 추경안의 일부 사업이 불확실하고 사업계획이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예산정책처는 △한국판 뉴딜사업 △고용안정특별대책 △금융안정패키지 후속조치 등의 세부사업이 부실하다고 진단했다. 고용안정대책과 관련된 사업들이 일회성 단기 공공부조 성격에 그칠 수 있고, 금융안정패키지 후속조치도 기업에 대한 적극적 유동성 공급보다 리스크 관리에 치중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지적에 예결위 소속 민주당 의원 30명이 예산정책처를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한 점은 옹졸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국회 예산처는 노무현 정부 때인 2003년 국가 예·결산 심의를 지원하고 국회의 재정통제권을 강화하기 위해 설립됐다. 그런데도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예산처 비중을 줄이자고 주장했다니 그 기관의 역할을 이해 못 한 것이다. 이미 국회를 통과한 1차 추경 집행 비율이 평균 50%에도 미치지 않고 사업비를 10%도 쓰지 못한 사업이 수두룩하다는 지적에 여당인 민주당은 귀기울여야 한다.

국회가 약 한 달간 원 구성 문제로 공전한 탓에 3차 추경안을 꼼꼼히 들여다볼 시간이 부족하다. 그러나 코로나19로 경제가 비상인 상황에서 추경의 신속한 처리와 집행은 불가피하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이 ‘6월 임시국회 내 처리’를 요청했다고 해서 그 시한을 지키다 보면 졸속심사가 될 위험이 있다. 통합당은 5회나 본회의를 연기했음에도 여당의 상임위원장 독식을 사실상 용인한 만큼 앙금을 삭이고 심사에 참여해 정부여당을 견제하는 야당의 본분을 다해야 한다.

국제사회 우려와 미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30일 끝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강행 처리했다. 이 법을 통해 홍콩 주권 반환 당시 스스로 약속한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의 원칙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오히려 반인권적 처벌 수위를 대폭 강화했다니 유감스럽다. 국제사회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내 갈 길을 가겠다는 의지를 공개 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은 보복 조치로 홍콩에 허가 예외 등 특혜를 주는 규정을 중단하고 첨단 제품 접근을 제한하는 등 특별대우를 박탈하는 한편 추가 조치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무역분쟁 및 코로나19 책임론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어온 미·중 간 신냉전이 가속화할 조짐이다.파워볼사이트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미국은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들에 반중국 전선에 동참하기를 강요할 개연성이 높다. 중국 역시 경제 보복 카드 등을 내세워 압박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우리는 유연하면서도 전략적인 선택을 통해 국익을 최우선으로 사안별 현명한 해법을 찾아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미국의 대홍콩 특별대우 박탈로 인한 우리 경제 파급효과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당장 홍콩을 중계무역 기반으로 활용하고 있는 한국 수출뿐 아니라 아시아 금융시장은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홍콩은 중국 미국 베트남에 이은 한국의 4위 수출국으로 2019년 기준 전체 수출액의 5.9%를 차지한다. 지난해 우리의 1위 수출품인 반도체 수출액(222억8700만 달러)은 전체 반도체 수출액의 17.3%에 이른다. 이 중 90% 이상이 중국에 재수출되는 상황이지만 미국의 제재가 확대되면 직격탄을 피하기 어렵다. 또 국제 금융허브인 홍콩의 금융시장이 휘청일 경우 그 여파가 한국 금융시장 불안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사상 최대인 35조원 규모 3차 추경안에 대한 국회 상임위 심사가 하루 만에 끝났다. 야당 불참 속에 민주당 단독으로 열린 16개 상임위의 상당수가 1~2시간 만에 추경 심사를 끝냈다. 날림으로 심사하면서 지출을 삭감하긴커녕 정부 제출안보다 3조1000억원이나 늘려놨다. 운영위는 추경 심사를 47분 만에 마쳤고, 산자위는 소관 예산을 2조3000억원 늘리면서도 심사는 1시간 반밖에 안 했다. 민주당이 상임위원장을 독식해 사실상 ‘1당 국회’를 만들어 놓은 뒤 추진하는 첫 의안이 제대로 된 심사도 없이 부실 처리된 것이다.

3차 추경에 소요되는 재원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24조원은 세수가 모자라 빚을 내서 조달하게 된다. 국민에게 천문학적 빚 부담을 지우면서도 세금을 내는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갖추지 않았다. 당초 문재인 대통령은 3차 추경의 6월 통과를 촉구하며 “비상한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문했었다. 제대로 된 심사도 없이 하루 만에 빚 추경을 3조원이나 늘리는 것이 ‘비상한 방법’인가. 국회가 무슨 화폐 제조소인가.

애당초 정부가 제출한 3차 추경안 자체가 부실투성이였다. ‘한국판 뉴딜’을 내세우며 9조원을 풀어 일자리 60만개를 만들겠다고 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한숨만 나온다. 책 배달 서비스 등 공공 도서관 일자리 33만개를 비롯, 산불 감시, 멧돼지 폐사체 수색, 야생동물 수출입 현황 조사, 문학유산 현황 정리, 해외 온라인 위조상품 재택 모니터링, 지역별 사회경제 현안 파악 등 꼭 필요하지도 않은 3~6개월짜리 단기 아르바이트 일자리가 대부분이다. 이렇게 세금 써서 가짜 일자리만 양산해놓고 마치 고용이 호전된 양 통계 분식(粉飾)을 하겠다는 것이다.

국회 예산정책처조차 3차 추경안의 일자리 사업이 “질 낮은 일자리만 과도하게 공급한다”면서 면밀한 국회 심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지만, 민주당은 한 푼도 깎지 않고 각 상임위에서 원안 그대로 통과시켰다. 2차 추경 때는 긴급재난지원금이라는 명목으로 전 국민 대상으로 현금을 뿌리더니 3차 추경은 변변한 심사도 없이 그야말로 ‘날림 추경’을 만들고 말았다.파워볼

국내에서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지기 시작한 2월 이후 전국에서 새로 확인된 ‘쓰레기 산’이 4곳(1만6620t)에 이른다고 환경부가 최근 국회에 보고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위한 ‘비대면 경제’가 활성화되면서 배달 포장재와 일회용품 쓰레기가 크게 늘었지만 이를 처리할 수 있는 여건이 악화돼 무단 투기한 폐기물이 쌓인 탓이다.

코로나19는 재활용품 처리업체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언택트 소비’ 증가로 택배 포장재와 음식배달용 플라스틱용기 등 재활용 물량이 크게 늘었지만 이를 재가공하는 해외공장들이 코로나19로 문을 닫아 처리할 길이 막막해졌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재활용 플라스틱 대신 싼 원유를 가공하는 제조업체가 늘면서 재활용 업체들의 수익성도 나빠졌다. 쌓아둘 곳은 없고 돈도 안 되니 불법으로 치닫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국내 쓰레기 문제는 한계점이 머지않았다. 생활쓰레기를 묻을 매립시설은 28% 정도밖에 처리 용량이 남지 않았고, 소각시설은 ‘님비현상’ 심화로 2013년 502곳에서 2018년 380곳으로 오히려 수가 줄었다. 정부가 쓰레기 산을 소각해도 계속 생기는 배경에는 이런 구조적인 인프라 부족 탓도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재활용 쓰레기가 늘어나는 문제는 이제 피할 수 없는 발등의 불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온라인 쇼핑몰과 택배회사 등 관련 기업, 재활용업계 등이 머리를 맞대 쓰레기양을 줄이는 방안을 고민하지 않으면 중국의 수입 중단으로 촉발된 ‘2018년 재활용 쓰레기 수거 대란’과 같은 비상상황이 또 생길 수 있다. 시민들은 플라스틱 용기에 묻은 음식물을 씻어 분리 배출하는 등 원활한 재활용에 도움이 되는 작은 일부터 실천해야 한다. 정부는 국제적인 갈등 요인으로 떠오른 쓰레기 처리 문제를 환경부와 지자체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국가 발전 전략 차원에서 범정부적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제조업 경기 외환위기 이후 최악 / 여당, 슈퍼추경 졸속 심의로 증액 / 기업 경쟁력 높일 조치 강구해야

어제 통계청이 내놓은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5월 전산업 생산은 전월보다 1.2% 줄었다. 5개월 연속 감소세다. 소매판매만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등의 영향으로 4.6% 증가했다. 산업의 허리인 제조업의 추락은 특히 심각했다. 제조업 생산은 코로나19에 따른 수출 타격으로 6.9% 줄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63.6%로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1월 이후 가장 낮았고, 제조업 재고율은 128.6%로 외환위기 때인 1998년 8월 이래 최고치로 치솟았다. 제품이 팔리지 않아 공장에 재고가 산더미처럼 쌓이고 공장 기계가 멈춰서는 미증유의 불황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면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장기전에 대비하는 것이 옳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코로나19 사태가 지나가는 소나기인 줄 알았는데 장마의 시작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장기 대응을 주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부 대응을 보면 딴판이다. 지난주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우리 경제의 성장률을 종전 -1.2%에서 -2.1%로 끌어내릴 당시 경제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는 “선진국 중 한국이 유일하게 내년 말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전망을 내놨다”고 반색했다. 정책뿐 아니라 경기 인식도 부실하다.

여당 단독으로 이틀 만에 끝낸 국회 상임위의 3차 추가경정예산안 심의도 마찬가지다. 35조3000억원의 슈퍼 추경안이 심의 과정에서 3조1000억원 증액됐지만 반대 토론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운영위는 50여분 만에 일사천리로 회의를 마쳤고, 산자위가 2조3100억원을 증액하는 데 걸린 시간은 고작 90분이었다. 일찍이 이런 날림·졸속 심의가 없었다. 추경안 내용을 뜯어보면 더 한심하다. 9조원이 드는 일자리 사업은 데이터베이스(DB) 구축, 책 배달 등의 알바성 단기 일자리가 대부분이다. 오죽하면 국회 예산정책처가 국회 심의과정에서 사업설계를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겠는가.

문재인 대통령은 지금의 경제를 ‘경제 전시 상황’에 비유했다. 맞는 말이긴 하나 실천이 없다. 경제전쟁에서 승리하려면 성장의 엔진인 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관건이다. 하지만 여당 쪽에서 기업규제 법안을 쏟아내고, 민주노총은 내년 최저임금을 25.4% 인상하자고 한다. 기업 활동을 옥죄는 조치들을 남발하면서 대체 무엇으로 코로나 불황을 극복하겠다는 건가. 근본 조치를 외면하면 백번 추경을 해도 경제를 살리기 힘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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